내 아이라면,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내 아이라면, 지금처럼 말할 수 있을까.
지난 월요일 6학년 어머님 모임을 가지면서도 나는 할 말을 다 토해냈다.
학부모님을 뵐 때마다 드는 생각은 위대하다는 것이다.
내가 내 아이의 단점을 들을 수 있을까.
내가 내 아이의 진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나는 모자란 사람이고, 나는 부족한 사람이고, 나는 욕심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좋은 것만 취하고 싶고, 좋은 말만 듣고 싶고, 좋은 것에만 현혹되고 싶다.
내가 잘나지 않고 내가 똑똑하지 않지만 그저 선생으로서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나열할 뿐이다.
과하지 않게 본 그대로 나열한다.
만나는 분들마다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없고, 아이에 대한 관심이 비할 바 없이 크고, 아이에 대한 바람도 비할 바 없이 크다.
그래서 아이들을 더 낱낱이 보게 된다.
이 아이들에게서 지금의 세밀화를 보게 된다.
아이들의 더없이 투명하고 맑은 모습들이 빛나는 순간이다.
이토록 바라보던 일이 있었을까.
미묘한 감정선들이 허공을 날아다니고, 하루하루 달리 크는 아이들의 키는 지붕을 뚫고, 매일 바뀌는 감정곡선들은 알 수 없는 고차원 함수를 보여준다.
매일 변하고 매순간 살아있다.
오늘의 나는 찰나희찰나비한다. 일희일비도 아니다.
찰나 행복해서 웃다가 찰나 마음아파 슬펐다고 찰나 행복, 찰나 불행의 반복이다.
대체로 하나같이 이쁜 아가들,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이야기하다보면 하루가 지나간다.
아이들에게 배우고 부모님들께 배운다.
설령 오늘 내가 우리 아이들의 단점을 발견했을지라도 오늘의 단점일 뿐임을 안다.
오늘도 부족한 나는 아이들을 보며 생각한다.
'어유, 애를 어떻게 키우지?'
그러면서도 할 말은 다한다. 교사로서 지켜보고 교사로서 말을 한다.
때때로 너무 솔직해서 문제이다.
그러나 솔직하게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 아닐까.
그러나 사실, 그런 솔직함을 들을 자신이 없는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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